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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가지고 있던 여러 개의 블로그 콘텐츠들을 모아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했습니다. 이 곳은 옮긴 콘텐츠들을 다 정리하는데로 안녕, 할 생각입니다. 자꾸 변덕부리며 이리저리 옮겨 다녀 죄송합니다. 이제는 정착할꺼에요.


새 블로그에 옛날 글들의 정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쁜 시절이라 짬짬히 부지런떨어도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한동안 전에 봤던 글들만 계속 잔뜩 올라오더라도 양해해주세요. 새 블로그에서 만나요. 그럼 안녕!
Posted by 마코토팬더
TAG 이사

노무현 대통령의 비공개 사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 전용기에서 라면 먹고 있는 대통령


故 노무현 전대통령의 영결식이 있는 아침, 모처럼 TV를 켜고 와이드쇼 류의 아침 방송을 보았다. 영결식의 준비상황을 중계하면서 노 대통령의 삶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프로그램 내용 중 노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안희정씨와의 인터뷰도 있었는데, 이 때 소개된 노 전대통령의 일화가 너무 인상깊었다.

일화는 2002년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 때의 이야기.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회창 대표가 토론에서 '옥탑방'과 연관된 질문을 한 것에 대해 물은 패널의 질문에 '옥탑방이 뭐냐?'고 되물어 '귀족 후보'라 조롱받으며 비난받았더랬다. 그 다음 날 같은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노무현 대통령도 똑같이 '옥탑방'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노무현 대통령 역시 모른다고 답하였다. 이회창 후보의 전날 토론에서 워낙 크게 이슈가 되었던 부분이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옥탑방에 대해 모를리가 없었을 터. 토론을 마친 후 안희정씨가 답답한 마음에 '거짓말로라도 안다고 하지 말씀하지 그러셨냐'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말에 노무현 대통령은 전날 이회창 후보의 토론을 볼 때 자신도 옥탑방에 대해 모르고 있었고 그 사실을 아들(노건호 씨)이 있는데, 내가 TV에 나와서 '옥탑방'을 안다고 대답할 수 없지 않겠냐고 답하였었다고 한다.

뻔뻔함이 미덕이 되는 시대에 정직한 삶,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삶을 살았던 그의 인생 역정은, 자신이 생각하고 말한 것들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며 살았다는 증거 그 자체였다. 그가 남긴 시대 정신과 가치가 더 이상 더렵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그가 살았던 것처럼 아름답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세상보다 편안할 하느님 나라에서, 부디 영면하시길.
Posted by 마코토팬더
TAG 노무현
오랜만에 100분 토론을 보았다. 오늘의 타이틀은 "보수가 말하는 한국 보수의 진로". 채널을 고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금새 목 뒤가 점점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 공중파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토론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온 식자들이 나누는 논쟁이 우습다 싶을 정도로 유치하게 느껴졌기 때문.

이른바 "뉴라이트 vs. 정통 보수의 이념 논쟁"이 주된 화두. 하지만 이념 논쟁은 토론의 개시와 함께 사라진 느낌이고, 정체성과 일관성이 상실된 언쟁만 무차별적으로 오가는 양상이다. 보수 세력을 두고 따져볼 수 있는 양면에 대해 양측 모두 '좋은 면은 나의 것, 부정적인 면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제 편한대로 끌어다가 설명하는 장일 뿐이다. 이런 걸 토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실상 두 세력 간에 이념적인 차이는 전혀 없다. 그렇다보니 오늘의 100분 토론은 두 가지의 다른 이념을 가진 논쟁이라기보다 새로운 '보수 정권'에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과 기득권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 간의 말싸움 뿐이구나 싶은 정도의 인상에 그친다.

특히 자유주의를 옹호하고 합리적인 사고로 대한민국을 걱정한다는 '뉴라이트' 진영은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아름답게 이야기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난 시절을 지배했던 권위를 부정하고 새로운 권위를 세우려는 또다른 기득권 세력에 그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특히나 이들이 현 정부를 화두에 두고 한껏 늘어놓는 호평과 각종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한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는 주장들은 손발이 바싹 오그라들도록 간지러웠다.

진보 진영을 두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쫓는 세력이라고 말한 전원책 변호사는 오늘 토론에서 이 시대에 건실한 진보 진영이 없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서경석 목사는 이 시대의 진보를 보며 참담한 기분마저 든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그들의 말을 듣던 나는 그 말을 받아쳐 건실한 보수도, 합리적인 보수도 없어 안타깝다고 말할 기분조차 들지 않았다. 짜증이 북받쳐올랐다.

언젠가 읽었던 컬럼에서 홍세화는 '건강한 보수'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진정한 보수는 오히려 진보다"가 그의 주장. 그의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는 나는, 이 나라에서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새삼 따져 묻고 싶어졌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지.


가급적 새 블로그에는 정치적인 포스트를 적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오늘 토론을 보다보니 도저히 몇 자 적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더라. 다음 주 토론은 "진보가 말하는 진보".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음 주에는 어떤 감상을 적고 싶어질지 살짝 기대된다.
Posted by 마코토팬더